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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산업별 이슈] `IT 씨름판` 흥겨워진다

통신업계 '모바일 대전' 본격화
종편사업자 선정도 초미의 관심
은행권은 M&A 최대 화두 부상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코리아 기업들은 빠른 회복세를 나타냈다.

휴대폰의 경우 삼성, LG전자 등 코리아브랜드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사상 최대인 30%를 돌파했고, 현대ㆍ기아 등의 미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도 8%대에 육박하면서 기록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만성적인 침체기를 벗어나 회복기로 들어서고 있는 반도체 시장에서도 삼성, 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들이 세계 시장의 61%를 점유하며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IMF 이후 10여년 만에 또다시 불어닥친 경제위기 속에서도, 위기를 기회로 바꾼 한국기업들의 저력이 유감없이 발동한 것이다.

세계 경제가 침체기를 지나 조심스럽게 완만한 회복세가 예고되는 2010년에도 이같은 한국기업들의 경쟁력과 저력은 더욱 빛을 발휘할 것이란 게 경제전문가들의 평가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대기업 중심의 수출호조가 이어지고 본격적인 내수 회복기로 접어들면서 경제성장률이 5.5%에 달할 것으로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민간 연구기관인 삼성경제연구소도 민간소비 및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 수출증가세의 지속으로 올해 국내 경제성장율이 4.3%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그동안 움츠렸던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다시 상승세로 반전, 8%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고했다.

올해는 특히 방송통신, 가전, 자동차, 금융 등 산업 전분야에 걸쳐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들이 출현, 경제성장의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특히 전통 제조업과 방송통신, 금융 등 그동안 이업종으로 분류됐던 기업간, 기술 통합이 가속화되면서 융복합 산업이 본격 개화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이미 KT, SK텔레콤 등이 각각 금융, 유통 등 이업종 기업을 인수했거나 추진중이다. 에너지 절감, CO2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친환경 녹색서비스들도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IT 전문가들은 친환경, 융복합 컨버전스 제품과 서비스들이 시장의 중심으로 부상하면서`신 디지털 르네상스'시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모바일 대전, 산업계 패러다임까지 바꾼다 =2010년, KT, SK텔레콤, LG텔레콤 등 3강시대를 맞는 통신업계는 본격적인 유무선, 방통융합의 원년을 맞게된다. 특히, 지난해 말 아이폰 출시를 계기로 촉발된 스마트폰, 모바일 대전이 본격화되면서 새해 벽두부터 전체 IT 시장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또한 제4 이동통신사 개념인 M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제도도입이나 주파수 경매제 등 새로운 경쟁정책들도 큰 이슈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통신시장에 불어닥칠 모바일, 스마트폰, 융복합 서비스 확산은 인터넷, 금융, 전통 제조산업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우선, 새해 벽두부터 전개될 스마트폰 대전이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해 연말 KT가 아이폰 출시를 계기로 스마트폰, 모바일 전쟁을 촉발한데 이어, 올해 초에는 이에 맞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메이커와 SK텔레콤, LG텔레콤 등 이통사들의 반격이 예고되고 있다. 스마트폰 대전은 이통사들의 모바일 대전의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휴대폰 업계는 물론 이통사들의 초미의 관심사다.

통신 3사는 유무선 결합은 물론 금융(카드, 증권), 유통 등 그동안 이업종으로 분류되는 기업과의 합병이나 결합 등을 통해 제3의 융복한 서비스를 지원하는데에도 역점을 둘 방침이다. 특히 SK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제시한 IPE(산업생산성증대) 전략의 일환으로 IT제조, 금융, 유통, 교육 등에 걸쳐 융복합 산업발굴에 나설 채비다.

인터넷 포털업계도 올해 성장화두를 `모바일'에 맞추고 있다. 과거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을 스마트폰, 모바일 서비스 확산에 맞춰 얼마나 빨리 진화시키는가가 올해 지상과제다. 이미 다음이 모바일 시장에서 주도권을 통해 인터넷 절대강자인 네이버에 역전을 노리고 있고 관망세를 보이던 NHN도 올해부터 모바일 시장을 정조준 한다. 본사 차원에서 모바일 시장을 특화해 온 구글과 국내 포털과의 경쟁도 관심사다.

 

◇미디어대전, 2010년 요동친다 = 2010년은 `미디어 빅뱅'이 현실화하는 해다. 올 하반기 가시화될 종합편성 및 보도편성 채널사업자 선정작업이 초미의 관심사다. 종합편성 채널이 선정되면 준비 과정 등을 거쳐 내년 초에는 지상파방송사에 맞먹는 규모의 경쟁자가 등장하게 된다. 아직 종편 사업자를 몇개 선정할지, 어떤 정책적 지원을 내놓을지 등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기존 지상파는 물론 유료방송 시장에도 큰 충격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코바코(KOBACO)가 독점해온 지상파 방송광고판매대행 제도를 경쟁구도로 전환하는 민영미디어렙 도입도 큰 과제다. 현재 MBC와 SBS는 방송사의 자율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방송사마다 판매회사를 갖는 1사1렙 정책을 지지하는 반면 신문과 뉴미디어, 취약매체는 1공영1민영 방식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신성장동력 = 2000년대 인터넷 열풍을 타고 큰 도약기를 맞았던 IT 서비스 업계는 2010년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을 앞세워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필요한 만큼 사용하고 쓴 만큼 지불한다'는 기본개념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향후 2∼3년간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SW), 정보통신 서비스 등 IT 전 영역에 걸쳐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올해를 기점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검증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 국내 주요 IT 서비스업체들이 차세대 먹거리인 클라우드 컴퓨팅에 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 최대 IT 서비스업체인 삼성SDS가 바이오 인포매틱스와 모바일 클라우드 서비스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모델 발굴에 나섰고 LG CNS는 기존의 데이터센터의 컴퓨팅 자원을 공유, 통합하는 서비스로 대 공세에 나설 태세다. KT, SK텔레콤 등 기존 통신사업자들도 유무선 통신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개념으로 클라우드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차원에서도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원으로 삼기 위한 준비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이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클라우드 컴퓨팅 활성화를 위한 논의에 돌입했고,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서비스 모델 발굴, 플랫폼 개발, 산업 육성 등에 나설 전망이다.

 

◇LED TV, 3DTV 본격화 = 전 세계 TV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은 LED TV와 3차원(3D) TV에 집중될 전망이다.

LED TV 시장은 지난해 320만대 규모에서 올해는 최소 2000만대 수준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ED TV 시장의 확대는 대기업 가전사는 물론 세트, 패널, 부품사에게 모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 LG 등 국내 업체가 초기시장을 선점했고,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에 성공한 만큼 2010년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폭도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3DTV 시장도 올해부터 치열한 시장선점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에 밀렸던 일본 소니는 3DTV를 통해 판세를 뒤집겠다는 목표다. 이에 맞서 LG전자도 올해 처음으로 3DTV를 출시한 데 이어 콘텐츠 확보를 위해 위성방송사와 제휴를 맺었다. 정부도 미래시장인 3DTV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 조기에 서비스를 확대하고 집중적인 연구개발, 시장활성화로 주도권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큰 성장세가 예고되는 반도체 시장에서는 D램에선 DDR3 세대교체, 낸드플래시에선 30나노급 32Gb 양산 경쟁이 주요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DDR3 양산기술 전쟁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이 각각 40나노급 2Gb DDR3 생산에 가장 먼저 돌입하면서 기술력과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세계 D램 시장에서 DDR3 비중은 지난해 20%에서 올해 57%를 차지하면서 DDR2와 세대교체를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닉스 매각도 올해 여전히 핫 이슈로 부각될 것이다. 매각의 향배에 따라 또 다시 반도체 전체 시장구도가 크게 요동칠 것이기 때문이다.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진영의 성장세도 올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세계 최대 AMOLED 패널 제조사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기존 4세대급 생산라인에 이어 올해 5.5세대급 AMOLED 생산라인 건설에 나선다.

 

◇은행권 M & A 최대 화두 =금융권은 2010년 태풍의 핵인 외환은행 매각 작업이 기다리고 있다. 외환은행은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금융 지분 매각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우리금융의 민영화 방안에 대한 논의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올 상반기 중 방안을 확정하고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매물로 나온 이들 은행 지분의 유력한 인수후보로는 우선 KB금융이 손꼽힌다. 대규모 이익과 유상증자를 통한 자기자본을 늘린 데다 대규모 자사주 등을 보유하고 있어 당장 4조원의 가량의 현금을 동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KB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하면 부동의 리딩 뱅크 자리에 오르게 된다. 국민은행이 국내 최대 영업망을 갖춘 외환은행을 인수하게 될 경우, 핸디캡인 해외 지점망도 상당부분 해소된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처리도 과제다. 산업은행은 민영화를 앞두고 취약한 지점망을 확충하는 게 발등의 불이다.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투자은행 업무와 함께 개인영업 확대가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는 KB금융과 하나금융, 산업은행 등이 외환은행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최경섭기자 kschoi@


출처: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0010102010531693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