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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경영대학원 Executive MBA 1강-경영전략 및 정책

이코노미플러스>는 KAIST 경영대학원 Executive MBA를 6회로 요약, 지상강좌를 실시한다. 그 첫 번째로 3월14일 ‘경영전략 및 정책’(이제호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강의를 소개한다. 이번 강의에서는 이멜트(Jeffrey R. Immelt) GE 회장이 펼친 전략을 중심으로 GE 사례(GE: Growth Strategy, HBS)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이멜트 회장은 2001년 GE의 최고경영자가 된 후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구체화시켜 나갔다. 과연 ‘이 같은 새로운 사업 방향 설정이 GE의 핑크빛 미래로 이어질 것인가’가 이번 강의 및 토론의 주제였다. 토론내용 중에 관심을 끄는 것 중 하나는 GE의 주가였다. 주식시장 참여자들에게 주가란 기업 미래 전망에 대한 종합평가를 의미한다. 때문에 이는 이멜트의 새로운 비전 및 전략에 대한 평가지표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 (편집자 주)

이멜트의 녹색비전 GE 미래 보장할까

GE의 최고경영자가 잭 웰치(John Frances Welch Jr)에서 이멜트(Jeffrey R.Immelt)로 바뀌자 GE의 주가는 곧 내리막길로 치달았다. 이멜트는 지속적으로 GE의 성장률을 두 자리로 유지하겠다고 했지만 주식시장의 투자자들은 그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 자리 성장률 달성에 성공했던 2007년의 주가는 한때 40달러를 상회했으나, 전대미문의 금융위기를 맞이한 최근 주가는 5달러대로까지 곤두박질쳤다. 이는 너무나도 충격적인, GE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가격이었고 미디어의 주요 이슈로 부각됐다. 일각에서는 ‘결국 GE도 GM과 같은 내리막길로 들어서는가’라며 회의적인 시각들이 조심스럽게 나오기 시작했다.

이멜트 시대 개막과 GE의 변신
그렇다면 과연 이멜트가 수립했던 GE의 비전과 전략에 정말 문제가 있었던 것인가? 그렇지 않다. 금융위기로 말미암아 금융 사업, 구체적으로는 GE캐피탈에 문제가 생겨 주가가 곤두박질쳤지만, 비금융 사업 분야는 오히려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로 탄탄히 정비돼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핵심이 되는 것은 최근에 국내에서도 화두가 되고 있는 녹색성장 사업이다. GE는 물 사업과 같은 환경 분야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이미 균형 있게 잘 재편돼 있고, 이 분야가 성장을 할 경우 타 경쟁사 대비 선점할 수 있는 역량과 구도를 갖췄다. 잭 웰치가 제조업 기반의 GE에 급성장하는 금융 사업을 추가해 두 자리 성장을 유지했다면, 이멜트는 GE를 녹색성장의 기수로 탈바꿈시켜 두 자리 성장을 유지하겠다는 것이고, 이는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도 달성했다. 올해 GE의 비금융 사업 부문의 이익 전망치는 180억달러인데 현재와 같은 불황기에도 이러한 전망치가 나온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이는 불황이 깊어질수록 정부의 재정 지출이 늘어날 것이고, 이 지출의 대부분은 GE의 비금융 사업의 수요를 창출할 것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는 소비자의 수요 의존성이 높아 유례없는 타격을 입고 있는 자동차나 전자 산업과 대비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Warren Edward Buffett)은 작년 말에 GE 우선주에 30억달러를 투자해 청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성장 방법론
그러면 이멜트는 어떻게 GE를 변모시켰는가? 전임자인 잭 웰치는 성장의 방법론으로 주로 M&A를 활용했다. 저평가된 기업이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인수해 그들의 사업을 GE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편입시켰고, 성장이 둔화된 사업들을 상시적으로 매각해 GE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정돈 및 정비하면서 두 자리 성장을 달성했다. 그 결과 잭 웰치의 20년 임기 동안 주가는 연간 23% 수익률을 보여줬다.
이멜트도 GE의 M&A와 상시적 구조조정 방법론을 포기하지 않았다. <표1>에 나타난 바와 같이 이멜트가 최고경영자가 된 후 여러 기업을 인수했고 동시에 성장이 둔화된 사업들을 매각했다. 그러나 M&A는 두 자리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보조수단이고, 주된 성장 방법론은 내부성장으로 무게중심을 이동시켰다. 내부성장이 성장 동력으로 가동되기 위해서는 R&D를 강화해야 한다. 이멜트는 R&D 투자액을 대폭 늘렸고, 미국의 기존의 연구소 이외에 중국, 인도 및 독일에 새로운 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리고 R&D에 대한 시각도 단기적 시각에서 10년 앞을 보는 장기적 시각으로 전환했다. 내부에서 기술 개발을 하면 M&A를 통해서 사업 다각화를 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 더욱이 피인수 기업을 GE의 다른 사업과 통합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 가지 불협화음, 핵심 인재 이직 등의 문제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경영진이 신이 아니기에 이러한 내부투자 과정에서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GE의 준비된 비전, 녹색성장
이러한 경우 M&A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멜트는 GE의 의료관련 사업 부문의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해 아머샴(Amersham)과 같은 생명과학 회사를 100억달러를 들여 인수했다. 아머샴은 의료시약을 제조하는 생명과학산업의 선도 벤처기업이다. 의료 스캐닝 장비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인 의료 스캐닝 제재, 질병의 초기단계 검진에 사용되는 신체조직, 장기검사기술 등의 스캐닝 시스템 개발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GE는 기존에 하드웨어인 병원 설비 제작에 주력했으나 아머샴 인수와 함께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한 바 있다. 
물 사업의 기술력 강화를 위해 베츠데어본(Betz Dearborn)을 인수했고 보안 분야에서는 인터로직스(Interlogix)를 인수했다. 이러한 피인수 기업이 이미 확보한 역량을 성장 발판으로 만들고, GE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하고, GE의 재무 강점을 활용해 공격적으로 추가 투자를 해 경쟁사보다 먼저 시장을 선점한다는 것이 새로운 성장의 방법론인 것이다. 잭 웰치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기술에 대한 집념이다. 이멜트는 기술을 GE 성장의 밑거름으로 보고 하이테크 회사로 전환시키겠다는 것이다. 8년이 지난 지금 GE는 녹색성장의 기수로 거듭나게 됐다.
실제로 GE코리아는 2014년 완공 예정인 인천 송도의 친환경 국제도시 건설과 관련, 송도국제단지 개발사업자인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양해각서의 내용이 현실화된다면, GE는 3년간 조명, 재생에너지, 물, 보안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에너지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제품과 솔루션을 공급하며 프로젝트의 설계와 개발 노하우도 제공할 예정이다.
(수업 시간 중에 EMBA 학생 한 명이 이런 질문을 던졌다.) GE는 어떻게 녹색성장 사업에 대한 가능성을 타 기업보다 먼저 볼 수 있었는가?
실제로 국내 대기업들은 최근 들어서 태양광, 풍력발전, LED 등의 녹색성장 사업에 본격적인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GE는 6~7년 전에 이러한 투자가 이미 시작됐고, 현재는 성장의 이륙을 위한 준비가 완료된 상태다. 이러한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포리오의 구성이 선견지명을 갖춘 전략적 사고의 소산인지 아니면 단순히 우연의 결과물인지 경영학도의 입장에서는 이를 밝히는 것이 필요했을 것이다. 주식에 대한 투자나 기업의 투자나 남들보다 한 수 앞을 볼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임은 자명하다. 주식투자의 고수들이 개미 투자자와 차이가 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GE는 과연 주식투자의 고수와 같이 한 수 앞을 보는 그런 무엇이 있는가? 거창한 질문에 비해 답은 매우 간단한 곳에 있었다. 경영진이 고객을 더 가까이 하면서 미래 환경 변화를 예지한다는 것이었다. GE에서는 고객들과 정보 교류 및 의사소통을 정기적으로 활발히 하기 위해 두 가지 제도를 도입했다. 타운홀미팅스(Town Hall Meetings)와 드리밍세션스(Dreaming Sessions)이다. 전자는 수백 명의 고객을 초대해 포럼을 개최해 GE의 미래 방향에 대해 설명을 하고 고객들의 반응을 듣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고객의 욕구를 반영하고 이를 통해 GE의 성장의 기회를 모색하는 방법론인 것이다. 후자는 GE 고객사의 고위 경영진을 초대해 이 회사가 속한 산업 추세에 대해 배우고 GE가 고객사 성장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논의하는 자리다. 겉으로 보기에는 고객사에 대한 GE의 배려로 볼 수 있으나, 다시 잘 생각해 보면 이러한 논의를 통해 GE 성장의 기회를 모색하는 자리이기도 한 것이다. 녹색성장에 대한 밑그림도 이런 절차를 통해서 그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구체적인 방법론 없이 고객을 가까이 하라는 구호는 공허해질 수 있다. 여기서 핵심 포인트는 이러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실행 방법론이 GE를 경쟁사와 차별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다는 점이다. <표2>에 나타난 것과 같이 이멜트의 비전 및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GE는 다양하고 구체적인 방법론을 도입했다.

과연 GE는 부활할 것인가?
금융위기가 지속되는 현재의 경제 상황에서 GE가 과연 GM처럼 몰락할 것인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GE캐피탈의 부실이 심각하다면, 그렇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한 답은 신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GE는 GM과 한 가지 다른 면이 있다. GM은 정부의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한다 해도 수요가 급감한 현 상황에서 생존하지 못할 것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반면 GE는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GE캐피탈의 부실이 해결될 경우 다시 부활할 수 있을 것이다. 부실자산 처리에 어려움이 있다면 GE캐피탈 자체를 분리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어떤 경우이건 본격적인 녹색성장의 시대를 맞아 세계 어느 기업보다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 GE로서는 화려한 부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tip   KAIST Executive MBA는?

KAIST Executive MBA는 KAIST 경영대학원이 2004년 개설한 주말 학위 과정이다. 이 과정은 실무 경력 10년 이상의 핵심 중견관리자와 임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 과정의 특징은 현업에 몸담고 있으면서 학업을 병행하고 학습한 내용을 바로 실무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업은 실무경험과 사례 및 토론 중심으로 진행된다. 미국 Columbia Business School과 유럽의 IE Business School이 Executive MBA의 파트너 학교다.  KAIST 경영대학은 1996년 국내에서 최초로 MBA를 개설해 리더 역할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AAPBS (아시아·태평양 경영대학협회)의 설립에 산파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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